culture/film2012.05.31 23:01


호우시절 (2009)

7.7
감독
허진호
출연
정우성, 고원원, 김상호, 마소화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00 분 | 2009-10-08
글쓴이 평점  


'좋은 비는 그 때를 알고 내린다'는 뜻의 두보의 싯구, '好雨時節'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아침 안개같은 여운이 잔잔하게 남아 있다.

일면 답답하게 비춰질 수도 있었겠으나, 나의 정서에는 이 영화의 두 주인공 '동화'와 '메이'의 감정선에 흠뻑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은 우연이라는 단어로도 대체될 수 있는 그 '타이밍'이 맞지 않아 헤어지고(사실 둘의 첫사랑 시절의 이별에 대한 설명은 많이 부족하다), 그러다가 다시 우연같은 '타이밍'이 절묘하게 둘을 연결해준다. 하지만, 그건 단지 '멍석'일 뿐, 장단 맞춰야하는 건 결국 당사자의 적극적인 표현이고 그 표현이란, 단 한 번만으로도 족하다.

신혼여행 간 담당자를 대신해서 가게 된 2박 3일짜리 짧은 출장이라는 우연의 멍석 위에서 '동화'는 사랑하는 이를 또다시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딱 한 번 적절한 그 순간에 표현한다.

"나, 하루 더 있다 갈까?"

<1시간이 1분처럼 지나가는 장소>

<이미지 출처 : 호우시절 공식 블로그>


경험을 해본 이라면 잘 알 것이다. 공항에서든, 터미널에서든, 기차역에서든.. 헤어지기 싫은 마음의 반비례제곱하는만큼 빨리 가는 그 순간순간. 초 단위로 안타깝던 시간이 저 말 한마디에 갑자기 여유로워지고 편안해지는 순간으로 변하는 것을.


제대로 고백하지 못해 시작도 제대로 못해본 첫사랑 연인 사이의 어색함과 간절함이 묻어나는 눈빛, 순간순간 손의 떨림, 표정의 작은 변화 까지도 참 잘 잡아낸 것 같다. 정우성은 멋있게 나오고 고원원은 사랑스럽게 나오고.

감정 표현이 과도하지 않아서 좋았고, 그런 잔잔하고 조심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주인공들이 배역에 잘 녹아들어서 좋았고, 더불어 20~30% 정도 나의 실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도 좋았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해피엔딩이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 연인 사이의 적당한 거리같다. ^^>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감상 뒷이야기]

러닝타임 100분짜리 영화를 장장 2년 2개월에 걸쳐, 결국 그 끝을 봤다.

지난 2010년 3월, 베이징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던 비행기에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영화 리스트를 보다가 '그래, 이 영화, 보고 싶었는데..'라는 생각으로 선택하였으나, 잦은 기내 방송 탓에 두 시간의 비행 시간임에도 결국 영화의 후반 30분을 못봤고, 그 후 계속 여운이 남았었는데, 어젯밤 오랜만의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우연히 발견!! 횡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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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루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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