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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

『새로운 100년: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 이야기』 (법륜, 오마이북, 2012) - 잊고 살았던 소원에 대한 현실적 각성

by 뚜루망 2012. 7. 14.


새로운 100년-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이야기)

저자
법륜, 오연호 지음
출판사
오마이북. | 2012-05-07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 이야기“스님, 왜 통일을 해야 합니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 페이지 : 335

- 판   형 : A5, 양장본 1판 1쇄(2012.05.07)

- 읽은날 : 2012.7.01(일) ~ 7.14(토)



대학 동기가 선물해준 의미 있는 책. 선물로 받은지 두 달이 지나서야 읽게 되었다.
미리 사놓았던 책들을 읽느라 이제서야 겨우 읽게 되었노라 변명. ㅎ


대담 형태의 책인 것도, 스님의 말씀이 담긴 책인 것도 모두 처음이었으나, 첫경험 중 긍정적인 경험으로 분류될 만 하다. ㅎ

무엇보다도 '통일'이 (방법론에서야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결코 무거운 주제도, 불가능해 보일만큼 어려운 것만도, 내 일상과는 전형 상관 없는 듯 동떨어진 것도 아니라는 것. 그래서 점점 삶의 무게에 짓눌려지는 나이가 되어간다고 외면하거나 잊어서도 안 될 것임을 일깨워준다. 오히려 우리는 물론이려니와 우리의 자식 세대를 위해서라면 더더욱 늦기 전에 완수해야 할, 우리네 보통사람 모두의 책무와 같은 것임을 친절하게 이해시켜주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장기적인 준비를 철저히 해야할 측이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사망 이후에 관하여 전~~~~~혀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근시안의 정부, 그들은 반통일 세력임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게다가 3김으로 대표되던 이미 구식이 되어버린 정치세력들이 아직도 기세등등하고 떳떳하게 얼굴을 들고 다니며 여의도를 휘잡고 있는 현실과 새로운 정치세력의 준비가 더딘 현실도 너무 가슴 아프다. 


하루하루,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우리 보통 사람의 삶. 주위를 둘러볼 틈도 없어 1년 후, 10년 후, 그리고 우리 자식 세대의 세상에 관하여는 전혀 관심도 없이 살아가는 우리들. 잠시 쉬어가면서 우리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의지만 있다면, 그리고 그 뜻을 잊지만 않는다면,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도 충분히 큰 일을 할 수 있음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법륜 스님께서 책 속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사회운동이라는 것이 적극적인 10% 안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낄 필요 없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편하게 하면 되는 것일 테니까..


[책 속]

통일에 대한 우리의 기본 시각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고 봐요. 과거 청산적 통일론이 아닌 미래 비전적 통일론이어야 합니다. 과거의 1세대 통일론은 분단이 됐으니 일단 분단을 청산하자는 거죠. 비용이 들고 손해를 보더라도 과거를 청산하자는 겁니다. 반면 미래 비전적 통일론은 우리가 앞으로 잘살려면 통일을 해야 하고, 통일을 해야만 희망이 생긴다는 거죠. 저는 이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과거 청산적 통일이 늙은 부모를 어떻게 모시느냐의 문제라면, 미래 비전적 통일은 자식을 어떻게 키울 것이냐는 문제라고 보면 됩니다. _ p.76


여러모로 지금 통일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기회는 많지 않아요. 20년 후에는 다시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동아시아의 세력 변화가 통일의 기회를 주고 있거든요. 미국은 지는 해라 간섭하는 힘이 약해지고 있고, 중국은 뜨는 해지만 아직 간섭할 만한 정도는 아닙니다. 이 세력변화기에 통일의 기회가 왔다는 것이죠. 즉 중국이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이 물러난 것도 아닌 지금, 중국의 패권이 크게 부상하기 전에 반드시 통일문제를 먼저 풀어야 합니다. _ p.87


우리 국민들은 역사 의식이 부족합니다. 이유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민족적 열등감을 갖고 있습니다. (중략 : 고대사에 대한 이해 부족, 근대사의 핵심인 독립운동사의 올바른 정립, 현대사 정립) 하지만 현대사와 근대사는 아직 민감한 대목이 많아서 남북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반면 고대사는 남북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고대사부터 우리가 어떤 민족이었는지 그 뿌리를 차자서 나서보기로 한 거죠. _ p.96~97


역사에서 동북방이 중국의 영토가 된 적은 딱 두 번 밖에 없어요. 명나라 때하고 지금이죠. 이 두 번을 제외하고 북방을 차지한 나라는 우리와, 뿌리로 보면 우리와 사촌형제 격인 거란, 여진, 몽골, 일본이었죠.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 역사를 중국의 역사라고 말하죠. 중국은 남의 나라 역사도 제 나라 역사로 만드는데, 우리는 제 나라 역사도 자꾸 남의 나라 역사로 만드니 문제가 있는 겁니다. 역사의식이 없는 거죠. 우리나라가 지금 세력이 약하다 해서 과거부터 변방이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_ p.109~110


역사의식을 가지고 길게 본다면 동아시아의 평화는, 첫째 남북한이 통일되고, 둘째 한일 간에 경제공동체가 형성되고, 마지막으로 그 힘을 가지고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순서겠죠. _ p.110


북은 주체를 강조하다 보니 제 뿌리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중국의 아류가 아니라고 해야 하니 단군을 강조할 수 밖에 없죠. (중략) 자기에게 필요한 부분만 뽑아서 강조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남한은 왜 단군의 조선나라를 강조하지 않을까요? 남한은 우선 우리 사회지도층들 대부분이 미국 유학을 갔다 온 사람들이어서 민족의식에 한계가 있어요.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은 상당히 있지만, 민족의식은 부족하거나 없죠. 저는 이것이 우리 사회지도층의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두 번째는 사회지도층 인사들 가운데 친일파의 후손과 그 의식에 찌든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겁니다. 이 점에서도 민족의식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죠. 그런 측면에서 역사관 정립은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_ p.111


사실 지금의 만주 땅이 중국 땅이 된 지가 70년도 안 됐잖아요. 왜냐하면 그건 만주족의 청나라 땅이지 한족의 중국 땅이 아니었으니까요. 우리가 자꾸 청나라를 중국이라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잘못이죠. 지금의 동북아시아 대륙은 만주족이 장악하고 있었던 땅이지, 한족이 장악한 땅이 아니었거든요. 중국이 청나라를 계승하다 보니까 옛 청나라 땅이 다 중국 땅이 돼버린 거예요. 우리 스스로도 다 중국 땅이라고 생각하죠. _ p.113


신라는 백제 땅과 고구려 옛 땅 일부를 차지하는 것만으로도 전에 비해 상상도 못할 정도로 영토가 넓어졌기 때문에 옛 고구려 땅을 다 차지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한마디로 역사의식이 없었던 것이죠. 신라는 현실감각은 굉장히 뛰어났지만 역사의식이 없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 남한의 모습과 비슷하죠. 남한이 경제력도 있고 문화수준도 높지만 역사의식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역사의식이 없다 보니 현실에 만족한 거죠. _ p.120


왕건이 고구려를 계승한다고 했다는 말은 당시 고려가 신라와 발해를 동시에 계승했다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고려는 현실적인 인구와 영토 측면에서 신라를 계승했고, 역사의식은 발해를 계승한 거죠. (중략) 남북을 다 아우를 수 있도록 남북을 건너뛰어서 그전 나라를 계승한다고 할 수밖에 없겠죠. 그럼 점에서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한다고 했던 거예요. (중략) 거란족의 요나라, 여진족의 금나라하고 다툴 때도 그렇고 몽고에 끝까지 저항할 때도 그렇고, 고려는 힘은 부쳤지만 고구려의 옛 영토를 회복하려는 의지는 있었죠. 그런데 그 후 등장한 조선왕조는 역사의식도 없었고 의지도 없었습니다. 스스로 중국 명나라에 사대의 예를 취해버렸죠. _ p.122~125


남한은 자본주의 사회이니 그 핵심인 경제력이 세습되는 것이고, 북한은 사회주의 사회이니 제일 중요한 정치권력이 세습되는 거죠. 양쪽 다 체제의 핵심 권력이 세습되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남한은 그것이 합법적이라는 거죠. _ p.181


사실 현재 북한 사회문제의 핵심은 권력이 세습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굶어 죽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못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강력하게 비판해야죠. 왕조를 세우든 뭘 하든 그것은 북한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인민공화국에서 인민을 굶어 죽게 하거나 병들어 죽게 하거나 기본 교육도 시키지 않거나 인권을 유린하는 일은 비판받아 마땅하죠. 우리가 북한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선택한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에 맞게 체재를 유지하라는 거죠. 즉 완전한 민주주의는 아니더라도 당내 민주주의는 실현돼야 한다는 겁니다. _ p.184


중도는 이것과 저것의 중간이 아닙니다. 이것만도 아니고 저것만도 아닌 한 차원 위에서 이것저것 다 포용하는 것입니다. 원래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에요. 그런데 현재의 중도는 이것과 저것의 중간에 낀 사람, 그러니까 회색분자로 보이죠. 진정한 중도는 이런 회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차원 높은 통합의 리더십을 말합니다. 이렇게 보면 통합의 리더십은 단순히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을 통합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 세력의 요구까지 포함한 전혀 달라진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죠. _ p.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