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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

『동물농장(Animal Farm)』 (조지 오웰, 문학동네, 2010/1945) - 동물보다 못한 인간들의 자화상

by 뚜루망 2013. 3. 5.


동물농장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저자
조지 오웰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05-1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세기 최고의 정치 풍자소설과 소외된 자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 시리즈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037

- 페이지 : 123

- 판   형 : A5, 양장본 초판(2010.5.17)

- 읽은날 : 2013. 3. 03(일) ~ 3. 04(월)

- 옮긴이 : 김기혁



조지 오웰 탐구, 여섯번째이자 마지막 여정

<1984>의 충격과 감동 이후, 수개월간 이어져왔던 조지 오웰 탐구가 드디어 마무리되었다.

주로 르포 형식의 작품을 중심으로 그의 사상적 변화의 흐름과 마지막 작품인 『1984』에 담아낸 그의 사상들의 기초가 되어준 사건들의 기록들을 읽어보니, <1984>의 탄생은 그의 인생 여정의 마지막으로서 자연스러운 탄생일 수 밖에 없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정의 마지막에 남는 한가지 아쉬움.

<1984> 덕분에 시작된 '조지 오웰 순례'였지만, ‘파리와 런던의...’, ‘버마시절’,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카탈로니아 찬가’ 등이 모두 오웰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이 아닌 자서전 같은 내용들의 작품들을 읽는 동안, 오웰의 사상적 변화의 흐름과 완성을 느낄 수 있었고, 전체주의에 대한 환멸과 경계, 비판의식의 결정체로서 탄생한 <1984>를 맨 마지막에 읽었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이다.


이튼 스쿨 졸업 이후, 영국제국의 식민지 버마에서의 제국주의 경찰 생활과 그 삶에 대한 환멸과 그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시작된 2~3년 여의 파리, 런던에서의 부랑자 삶, 그 후 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취재를 의뢰받고 떠난 위건에서의 경험,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시스트의 반란에서 시작된 스페인 내란 참전까지......


봉건제가 무너지고, 공화정이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었음에도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일부 가진자들만이 잘 사는 시절, 러시아 혁명의 영향으로 모든 이들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혁명들의 기반이 되었던 '사회주의'에 대하여, 수많은 실제 경험을 통해 전체주의로 변질되고 결국 독재의 도구가 되어버리는 그 허구성을 고발한 조지 오웰. <동물농장>과 <1984>를 통하여 변질된 사회주의로서의 전체주의가 지배하는 미래를 무서우리만치 실랄하게 까발렸고, 그의 작품 안에서의 세상이 지금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을 보며 흠칫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불완전한 인간들의 오만

인간은 평등하기에 평등한 대우를 받고 평등한 삶을 누려야 한다는 참으로 상식적이면서도 이상적인 명제는 세상 어느 곳에서도 그리고 어떤 시대 어떤 장소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기에 늘 '이상'으로서만 존재해왔다.

하지만, 차별이 조금이라도 덜 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역사와 인류는 싸워왔고, 많은 사상들의 기반이 될 이론들이 나왔지만, 그것을 실천하여 실현시키기에는 인간이라는 동물 자체가 가진 한계가 너무 많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과연 언제부터 정신노동이 육체노동보다 우월하다는 사고가 인간들의 뇌 속에 뿌리박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지속된다. 그 답은 모르겠으나 한 가지 분명한건 학습은 사고를 확산시키고 의식을 개혁하기에 지배자는 피지배자들이 학습하는 것을 금해왔다는 것이다. 라틴어로만 적혀 있는 성경을 모든 민중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게 중세시절 일어난 종교개혁의 이유 중 하나였으니, 상당히 오래 전부터 그래왔을 것이다.



땡큐, 에릭

30대가 되어서야 조지 오웰의 작품을 제대로 탐독하게 되었으나, 너무 늦었다는 생각보다는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만났다는게 다행이라는 생각과 사회생활을 경험해본 뒤에 만난게 차라리 더 잘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2010년대를 살아가지만, 지금의 세계를 더 깊이 바라보게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다짐시키게 만들어준 조지 오웰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내본다.


[책 속]

스퀼러가 봉사의 즐거움과 노동의 존엄성에 대해 그럴듯한 연설을 했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은 복서의 엄청난 힘과 "내가 좀 더 일하지"라고 하는 변함없는 외침에 더 큰 힘을 얻었다. _ p.69 (역시 말보다는 행동이 리더의 조건)


무슨 일이 일어나든 여전히 그녀는 충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떨어진 명령을 수행하며 나폴레옹의 통치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이 이런 것을 위해서 꿈꾸며 애써온 건 결코 아니었다. _ p.79


벤저민은 이번만은 자신의 규율을 깨뜨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벽에 쓰인 글을 그녀에게 읽어주었다. 거기에는 단 하나의 계명만이 존재했다. 그것은 다음과 같았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_ p.117


* 오자, 탈자 *

p.33, 16째줄 : 토론 → 토론

p.54, 2째줄 : 추방으로 인 받은 → 토론으로 인 받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