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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

『1984』 (조지 오웰, 문학동네, 2009/1949) - 권력에 관한 우리들의 무지를 드러내주는 섬뜩한 경고

by 뚜루망 2012. 4. 23.


1984

저자
조지 오웰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9-12-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우리 세대에 쓰인 소설 중 [1984]만큼 큰 대중성을 확보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 시리즈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015

- 페이지 : 398
- 판   형 : A5, 양장본 초판(2011.11.07)
- 읽은날 : 2012. 4. 11(수) ~ 4. 22(일)

- 옮긴이 : 김기혁


읽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찬사 그리고, 찬사들
  2009년  뉴스위크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명저’ 2위 / 2007년  가디언 조사 ‘20세기를 가장 잘 정의한 책’ 1위 / 2005년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 2003년  업저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 1999년  BBC 조사 ‘지난 천 년간 최고의 작가’ 3위
1998년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학’
  화려한 찬사와 평가는 물론이고 60년이 지난 2010년대에 들어서서 '빅브라더'라는 소설 속 허구의 인물은 책을 읽지 않은 이들에게서조차 자주 인용되는(그래서 잘못 인용될 때도 있을지 모르지만) 대명사가 될 정도로 이 책의 파급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져가는 듯 하다.
  '영국인들이 읽지 않고 읽은 척 하는 소설 1위'라는 우스개소리(가 아닐지도 모른다!)가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정작 읽어보지도 않은채 부끄러움도 모르고 '빅브라더'라는 것을 어줍잖게 인용해대곤 했다.
그런 이유로 평생 동안 이어갈 '나만의 세계문학 여행'의 첫번째 책으로 '1984'를 선택하였고, 더불어 작년에 타계하신 잡스형님의 유산과도 같은 그 유명한 '애플'의 광고에 인용되었다는 사실도 '1984'를 읽지 않을 수 없게 했다.


거대 권력의 횡포와 무서우리만큼 무지한 대중의 모습에 대한 묘사
  '윈스턴 스미스'. 오웰(본명 Eric Arthur Blair)이 원래 제목으로 삼으려 했던 '유럽의 마지막 인간'이며 이 소설의 주인공. 오웰은 윈스턴의 죽음까지 이르는 삶의 과정을 통해서, 무엇을 모르고 사는지 모르는 삶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지를 알려준다. 그저 먹고 살기에 바빠 자신이 얼마나 무식한지도 모르고, 그런 개개인이 모인 대중들의 무관심이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어떻게 휘둘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대 사회까지 담아내는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력
  60여 년 전에 오웰이 그려놓은 그 당시로서는 약 40년 후의 '1984년'은 이미 우리에겐 기억하기도 어려운 과거가 되어버렸지만, 마치 2012년 현재의 대한민국을 대입하더라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사회의 계급과 권력, 그리고 대중들의 삶의 역학 관계가 적나라하게 파헤쳐져 있다.
  단지, 한가지 맘에 걸리는 것은, 영화든 소설이든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윈스턴이 결국 '빅브라더'를 사랑하며 죽게 되는 결말이 껄끄러웠다는 것이다.


우리의 무지에 대한 경고
  평범한, 게다가 권력이라고는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한 일개 시민이라 할지라도 나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권력구조의 생리와 운동법칙에 대해 결코 무관심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군다나 잘못된 권력을 심판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우리의 아버지 세대, 할아버지 세대가 목숨 걸고 쟁취하여 우리에게 물려주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체제 아래 숨어 있는 계급구조와 사회에 커다란 경종을 울리는 오웰의 통찰력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이 책을 읽고 동물농장을 읽으려 하였으나, 초기 작품부터 차례차례 읽어보고 싶다.
 -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33), 버마시절('34), 위건부두로 가는 길('37), 카탈로니아 찬가('38), 동물농장('45)


<출판사 신간안내문>

<인터넷에 넘쳐 나는 '1984'에 관한 요약물 중에 가장 잘 정리된 것.>

그리고, 세상에!! 1984년에 마이클 래드포드가 연출하여 개봉한 영화를 아래에서 공짜로 볼 수 있다. 현대판 빅브라더 구글에서..

[책 속]

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


한순간이나마 수백 명의 목구멍에서 쏟아진 함성이 얼마나 가공할 힘을 발했던가! 왜 그들은 중대한 일에는 저와 같이 소리를 못 지르는 것일까? 그들은 의식을 찾을 때까지 절대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반란을 일으키기까지는 의식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 그들은 태어나 빈민굴에서 자라 열두 살이 되면 일을 하러 갔고, 아름다움과 성욕을 느끼는 잠깐 동안의 꽃 같은 시절을 거친 다음 스무 살에 결혼을 하고, 서른에 중년이 되어 대부분 예순에는 죽어버리고 말았다. 힘든 육체노동과 집안 걱정, 아이 걱정, 이웃과의 대수롭지 않은 싸움, 영화와 축구와 맥주,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박이 그들 마음속을 채웠다. 그들을 다스리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_ p.90~91


'자유란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이다. 그 자유가 허락된다면 그 밖의 모든 것은 여기에 따른다.' _ p.103


실제로 도망칠 수는 없었다. 단 한 가지 방법인 자살마저도 둘은 실행할 의사가 없었다. 날이면 날마다 달이면 달마다 미래가 없는 현실에 매달려 산다는 것은, 공기가 있는 한 허파가 계속 숨을 쉬는 것처럼 막을 수 없는 본능 같았다. _ p.189


('사임'이 흔적도 사라져버린 후, '윈스턴'이 '줄리아'와 점점 사랑이 깊어져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 오래 가지 못할 것임을 알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내용) 

어떤 점에서 당의 세계관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성공적으로 주입되었다. 그들은 잔인무도한 현실 파괴도 감행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자기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파악하지 못할뿐더러, 발생하는 공적 사건에 대해서는 충분한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무지 덕분으로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다. 그들은 아무것이나 꿀꺽꿀꺽 삼키지만 아무 탈도 없었다. 마치 한 알의 곡식이 소화되지 않은 채, 아무 찌꺼기도 남기지 않고 새의 창자를 통과하듯이 말이다. _ p.194~195


결과는 시작에 내포되어 있었다. _ p.198
(윈스턴이 당에 대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반기를 들기 위한 생각을, 그것에 관해 일기를 쓰기 시작한 행동을 의미)